소재 이름을 몰라도 OK — 사용 목적으로 찾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가이드
PBI·PEEK를 묻기 전에 확인해야 할 조건 4가지. 온도·화학·하중·전기 요구만으로 후보 소재를 좁히는 실무 절차를 정리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PEEK 얼마예요?”가 아니라 “이거 뭐로 만들어야 돼요?”입니다. 소재 이름을 모르는 것이 정상이고, 오히려 이름부터 정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조건이 정해지면 소재는 따라옵니다.
1. 온도 — 상시인지, 순간인지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최고 사용온도가 아니라 그 온도가 상시인지 순간인지입니다. 200℃에서 10분간 버티는 것과 5년간 버티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상시 온도가 100℃ 이하면 POM·MC나일론, 150~200℃면 PPS·PEI, 250℃ 이상이면 PEEK, 300℃를 넘으면 PI·PBI가 후보가 됩니다.
2. 화학물질 — 무엇에 닿는가
세정액, 오일, 연료, 산·알칼리의 종류와 농도를 확인합니다. PTFE는 거의 모든 약품에 견디지만 강도가 낮고, PPS는 유기용제에 강하지만 강알칼리에 취약합니다. 같은 소재라도 등급에 따라 저항이 달라지므로, 실제 접촉 물질을 그대로 알려주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3. 하중과 마찰 — 정지인지 운동인지
같은 하중이라도 정지 상태의 압축과 반복 슬라이드는 다른 문제입니다. 슬라이드 부위는 마찰계수와 내마모가 중요해 PEEK·POM·PTFE 계열이 유리하고, 정지 하중이 오래 걸리는 구조는 크리프(변형) 특성을 봐야 합니다. PTFE는 마찰이 가장 낮지만 크리프가 커서 장기 하중에는 보강 등급이 필요합니다.
4. 전기·환경 — 절연인가, 방전인가
절연이 목적이면 PEI·PI·베크라이트, 정전기 방전이 목적이면 표면저항 10⁶~10⁹Ω 구간의 ESD 소재가 후보입니다. 이 둘은 정반대 목적이므로 혼동하면 안 됩니다. 진공 환경이라면 가스 방출(outgassing)이 적은 등급을 골라야 합니다.
정리 — 4가지가 정해지면 후보는 3개로 좁혀집니다
온도·화학·하중·전기 조건을 표로 정리하면 후보 소재는 보통 2~3개로 좁혀집니다. 그 다음에 가격과 가공성을 비교하면 됩니다. 반대 순서로 접근하면 “가장 비싼 소재를 사고도 조건에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옵니다.
조건을 정리하기 어렵다면 사용 환경과 도면·사진만 보내주세요. 후보를 좁혀 드립니다.
이 글의 기준을 내 부품에 적용하려면
사용 조건과 도면을 보내주시면 후보 소재와 가공 방향을 함께 검토합니다.